나누고 싶은 이야기

태주는 틈날 때마다 강조했다.
“우리는 예쁘지 않아도 예쁜 사람이 돼야 해요.”
지수도 여러 번 그 말을 되뇌어보았다.
“예쁘지 않아도 예쁜 사람.”
“예뻐서 예쁜 건 당연해요. 예쁘지 않아도 예쁜 것이야말로 훌륭한 매혹입니다. 예쁘지 않아도 예쁜 사람, 예쁘지 않아도 예쁜 세상, 예쁘지 않아도 예쁜 너……….”
“어떻게 하면 예쁘지 않아도 예뻐지나요?”
“하아, 예쁜 말을 많이 쓰면 됩니다. 가령 내게 강연을 부탁하는 지방의 학교 사람들은 두 가지 부류가 있어요. 한쪽은 이렇게 얘기해요.
‘우리 학교에서 강연료가 30만 원인데, 제가 선생님 생각해서 10만원 더 얹어드리고요, 교장 선생님이 10만 원 더해서 50만원 드릴게요.’
이렇게 말하면 ’안 갑니다, 전화 끊읍시다. 진짜 안 갑니다.”
“말이 밉다, 정말!”
“듣는 사람은 안중에 없고 자기 생색내기만 급한 말이예요. 미운 말이죠. 반면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어요.
‘아이들이 선생님 진짜 보고 싶어 합니다. 올 수 있으세요? 오셔야 하는데……?’
이러면 꼼짝없이 가요, 예쁜 말이거든.”
태주는 방방곡곡 다니며 변방의 독자들을 만나면 눈물이 난다고 했다.
“나태주의 시를 사람들이 왜 좋아하는지 나는 압니다. 군림하지 않잖아, 업신여기지 않잖아요. 다 안쓰럽게 여기잖아요.
거들먹거리는 사람이 곁에 오면 나는 살갗이 부들부들 떨려요. 역한 감정이 습자지처럼 배어 나와.”
예쁘지 않아도 예쁜 사람에게 희망이 있다고 했다. 높은 곳에서 끼리끼리 놀고 싶어 하는 잘난 사람이 아니라, 아래서 뿌리처럼 엉겨 사는 예쁘지 않은 사람들에게 희망이 있다고,
“예쁘지 않은 사람이 계속 예쁘게 발견되는 곳이 좋은 곳입니다. 변두리에 있는 사람, 자 아래 있는 사람,
회의 시간에도 초짜 신입 사원을 중앙으로 확 당겨서 발언권을 줄 때 굳어 있던 세계에 균열이 생겨요.
모든 이치가 다 그래요. 변방에 있는 사람이 나중에 다 중심이 됐잖아. 오랑캐라고 천대받던 만주족이 들어와 중국 왕조를 세웠어요.
시인도 백석, 윤동주, 김영랑, 김소월, 정지용……
이런 분들 다 서울 사람, 아니에요. 변두리 시골 사람이죠.”
- 나태주 님의⟪나태주의 행복수업⟫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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