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고 싶은 이야기

“사랑은 죽음을 이깁니다”
2025-04-19 13:06:12
관리자
조회수   3

KakaoTalk_20250419_130456155.jpg

 

부활 팔일 축제가 끝나면 일상적인 부활 주간이 시작됩니다.

장엄한 성주간과 부활 팔일 축제 전례의 기억을 마음에 새기고 부활의 기쁨을 나의 일상에서 체험하며 살아가는 발걸음을 옮겨야 할 때입니다.

이 시작에선 우리의 마음에 희망만이 아니라 주저함과 회의도 공존합니다. 언젠가 부활 주간에 이런 메모를 적어두었더군요.

 

삶의 구석구석에 깃든 어둠을 비추는 빛이 부활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마침내 직감한다. 부활은 나에게 주님을 찬미하는 할렐루야의 노래를 촉구한다.

그러나 어둠을 부끄럽게 하는 빛, 차갑고 무거운 침묵의 잠을 깨우는 소리, 답답한 마음을 풀어주는 영의 바람,

사망을 막고 있는 무덤 같은 벽을 부수는 생명의 힘으로써 나의 삶 안에서 부활을 실감하고 있는가?

아니면 그냥 빛을 멀리서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닌가? …… 사랑의 불가능성……,

인간의 약함 때문이 아니라 약함 때문에 오는 사랑의 불가능성.

우리가 베드로가 예수님을 세 번 배신하는 장면에서 극적으로 보게 되는 우리의 상처 입은 모습이다.

 

부활의 빛을 제대로 맏아들이지 못하는 내면이 구석진 곳을 잘 알기에 예수님의 부활 후 이야기에 나오는 베드로와 도마를 대하는 예수님의 모습이 더욱 절실히 다가옵니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주저함과 의심을 품고 있던 그들에게 주님께서는 확신과 뜨거움을 불어넣어 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세 번 베드로에게 당신을 사랑하는지 묻습니다.

그 물음 하나에 베드로가 진심으로 세 번 라고 답하도록 기다려 주십니다. 이로써 베드로가 예수님을 세 번 배반한 죄책감과 상처를 딛고 일어설 기회를 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도마 사도에게 당신의 상처를 만지게 하십니다. ‘죽음을 이기는 사랑에 대한 회의와 의심을 딛고 부활의 증인으로 변화할 기회를 주십니다.

자신의 삶 곳곳에서 생겨나는 회의와 의심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끌어안되 그 상흔을 피하지 않고, 만짐으로써 부활의 삶을 살도록 이끌어 주십니다.

이제 사랑을 믿지 않는 세상으로 사랑에 상처 입고 사랑을 의심하는 약한 우리가 파견됩니다. 그러나 두려워하거나 주저하지 맙시다.

베드로와 도마를 치유하고 변모시키듯 죽음을 이기는 사랑의 삶인 부활을 살도록 주님께서 친히 우리의 내면을 비추실 것입니다.

 

- 최대환 님의⟪우리는 봄을 믿어야 해요⟫중에서 -

 
 

댓글

댓글쓰기 권한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