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고 싶은 이야기

“그들도 하나가 되게 하옵소서”
2025-05-10 12:08:15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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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911,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미국 뉴욕의 세계무역센터인 쌍둥이 빌딩을 비행기가 들이받은 911테러가 있었습니다.

110층짜리 높은 건물이었지요. 그 테러로 3,000여 명이 사망하고 6,00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참 끔찍하고 참담한 사건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911테러는 어쩌면 21세기를 향해 던지는 참으로 무겁고 엄중한 질문을 포함하고 있는 듯합니다. 이 사건은 단순한 사건이 아닙니다.

특히 이 테러가 세계를 지배하는 미국의 군사력의 심장인 펜타곤과 경제력의 상징인 무역센터를 공격한 것은, 그저 이 테러가 단순한 종교적 테러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지요.

이 사건은 종교, 정치, 경제, 문화, 인종, 세대 등등 세상의 모든 적대와 증오, 갈등과 분열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 것인지,

아니, 이미 초래하고 있는지를 너무도 고통스럽고 파괴적 방식으로 보여주었습니다.

한편 이 사건을 조사하고 성찰하면서, 이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여러 가지 조사를 했습니다.

그 높은 빌딩이 비행기 테러로 무너지면서, 짧은 시간 동안이지만 건물 안에 있던 많은 사람이 대피도 하고 또 구조도 해서 살아났습니다.

그런데 110층 건물이니 얼마나 사람이 많았겠습니까. 도무지 피할 수 없는 상황, 그 끔찍한 공포 속에서 전화를 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이 남긴 전화기를 복구해서 그때 무슨 말을 했는지, 그 마지막 말이 알려지게 되었지요.

그 마지막 말, 가장 절박하고 가장 무섭고 가장 절망적인 순간에 사람들은 무슨 말을 가장 많이 했을까요?

여러분이라면, 물론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되겠지만, 만약 그런 순간이라면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참 억울하다고, 왜 하필이면 나냐고, 소리라도 버럭 질러야 할까요? 욕설이라도 질퍽하게 해대면 속이 좀 나아질까요?

이 사람들이 그 마지막 시간에 절박하게 가장 많이 한 말은 사랑한다이 말이었습니다.

전화를 받은 상대방에게, 그가 부모일 수도 있고, 친구일 수도 있고, 돈 떼어먹은 사람일 수도 있고, 잘생긴 사람도 못생긴 사람도, 생판 처음인 사람도 있을 텐데,

그가 누구이든 마지막으로, 정말 온 마음을 다해 가장 절실하게 한 말은 사랑이라는 말이었습니다.

나는 너를 사랑한다. 나는 혼자가 아니다, 나는 너와 하나다, 그 말입니다.

참으로 극단적이고 폭력적이고 파괴적인 증오와 분열의 테러에 희생당하면서 그들이 부르짖은 말, 온몸을 다해 갈구한 말은 사랑한다’,‘우리는 하나다.’ 그 말이었습니다.

저는 어쩌면, 이 극단적인 증오와 분열과 갈등과 폭력, 그리고 그 속에서 희생당하며 부르짖은 사랑’,이 도무지 섞일 수 없어 보이는,

전혀 다른 이 두 가지 분열과 폭력’,‘사랑과 일치를 생각하면서, 어쩌면 여기에 우리 시대의 과제가 무엇인지, 그 해답은 무엇인지, 그 단초, 실마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서재경 님의⟪아침마다 내 귀에 깨우치시어⟫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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