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고 싶은 이야기
죄 때문에 고난 당하면 무조건 회개해야 한다. ‘회개’에 해당하는 히브리어는 ‘슈브’이고, 헬라어는 ‘메타노이아’다.
생각과 마음을 바꾸어 잘못된 길에서 돌이켜 방향을 전환하는 것을 뜻한다.
가룟 유다는 죄짓고 망한 것이 아니라, 회개하지 않아서 망했다는 말이 있다.
출애굽 당시 애굽 왕 바로가 빨리 회개하였으면 10가지 재앙을 다 맞지 않았을 것이다. 죄 때문에 고난을 당하면서도 엉뚱한 해석을 하면 안 된다. 그러면 답이 안 나온다.
거장 김수영 님의 시 <절망>에서는 진짜 절망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풍경(風景)이 풍경(風景)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곰팡이 곰팡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여름이 여름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중략)
절망은 끝까지 그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다.
“절망은 끝까지 그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다”라는 사실이 진짜 절망이다. 지성이란 이런 절망을 넘어 자기반성을 할 줄 아는 능력을 의미한다.
영성은 더욱 그러하다. 회개할 줄 아는 영성이 가장 건강한 영성이다, 세상에서 가장 큰 기적이 있다면 그것은 회개의 기적이다.
우리는 모두 눈이 밝아져 ‘남의 죄’를 잘 본다. 그러나 자신의 죄를 보지 못한다. 최고의 저주는 자신의 죄를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
임진왜란 후 류성룡은 ⟪징비록⟫을 썼다.
징비록은 <시경>의 문구에서 따온 것으로, 징(懲)은 ‘징계하다, 벌주다’의 뜻이고, 비(毖)는 ‘삼가다, 경계하다, 조심하다, 근신하다’의 뜻이다.
임진왜란 당시의 문제점과 실책을 벌주어 그런 재앙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조심한다는 의미를 담은 책 제목이다.
‘지난 잘못을 징계하여 후환을 징계한다’라는 의미로, 실패에서 배우라는 것이다.
저자 류성룡은 임진왜란 당시 영의정으로 전란을 지휘하면서, 승리보다 패했던 내용을 상세히 적었고, 신무기로 무장한 일본군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담았다.
그런데 정작 조선은 이 책에서 배우지 못한다. 오히려 일본 사람들이 징비록을 구해 더욱 살펴보았다. 조선은 잘못을 깨닫지 못한다. 돌이키지 않는다.
그 결과 30여 년 뒤에 임진왜란보다 더욱 암울한 병자호란을 또다시 겪는다.
사울과 다윗의 큰 차이가 있다. 둘 다 죄인이다. 문제는 회개가 있느냐 없느냐다. 죄의 자백 없는 사울은 망했다.
다윗은 죄를 자백하고 회개함으로 다시 일어서고 더 크게 쓰임 받게 된다. 이게 영적 원리다.
- 한재욱 님의⟪고난이 꽃이 되고 별이 되게 하소서⟫중에서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