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고 싶은 이야기

"괜찮아"
2025-01-11 10:34:40
관리자
조회수   27

 

KakaoTalk_20250111_103307059.jpg

 

초등학교 1학년 때였던 것 같다. 하루는 우리 반이 좀 일찍 끝나서 나 혼자 집 앞에 앉아 있었다. 그런데 그때 마침 골목을 지나던 깨엿 장수가 있었다.

그 아저씨는 가위를 쩔렁이며, 목발을 옆에 두고 대문 앞에 앉아 있는 나를 흘낏 보고는 그냥 지나쳐 갔다.

그러더니 리어카를 두고 다시 돌아와 내게 깨엿 두 개를 내밀었다. 순간 아저씨와 내 눈이 마주쳤다.

아저씨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주 잠깐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했다.

괜찮아.”

무엇이 괜찮다는 건지 몰랐다. 돈 없이 깨엿을 공짜로 받아도 괜찮다는 것인지, 아니면 목발을 짚고 살아도 괜찮다는 말인지……

,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내가 그날 마음을 정했다는 것이다.

이 세상은 그런대로 살 만한 곳이라고, 좋은 친구들이 있고 선의와 사랑이 있고, ‘괜찮아라는 말처럼 용서와 너그러움이 있는 곳이라고 믿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만하면 참 잘했다고 용기를 북돋아 주는 말, ‘너라면 뭐든지 다 눈감아 주겠다는 용서의 말,

무슨 일이 있어도 나는 네 편이니 넌 절대 외롭지 않다는 격려의 말, ‘지금은 아파도 슬퍼하지 말라는 나눔의 말,

그리고 마음으로 일으켜 주는 부축의 말, 괜찮아.

그래서 세상 사는 것이 만만치 않다고 느낄 때, 죽을 듯이 노력해도 내 맘대로 일이 풀리지 않는다고 생각될 때,

나는 내 마음속에서 작은 속삭임을 듣는다.

오래전 내 따뜻한 추억 속 골목길 안에서 들은 말- ‘괜찮아! 조금만 참아, 이제 다 괜찮아질 거야.’

, 그래서 괜찮아는 이제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의 말이다.

 

- 장영희 님의⟪삶의 작은 것들로⟫중에서-

 
 

댓글

댓글쓰기 권한이 없습니다.